문자 한통 유진이 서울행 열차표 예매에 마음 아파하는 아들의 문자 한 통 “엄마 늙지 마셔 경로석 끊다 보니 마음이 좀 그렇네” 속내를 비치는 아들의 문자 한 통에 울컥 여운이 길다 겉볼안이라지만 속까지 낳은 것 같아 눈시울이 뜨겁다.
겨울, 커튼에 그리다 신승희 햇살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계절 오래전 엄마가 주신 광목천에 그림을 그려 겨울 커튼을 만든다 유년의 추억이 가득한 눈 쌓인 초가집 그려넣고 처마 끝 고드름도 그리자 반쯤 열린 싸리 대문과 댓돌도 그리고 울안 동백꽃에 내려앉은 눈꽃도 그려야지 하늘로 마실가신 아버지 발자국도 그리면 창문은 겨울 이야기로 꾸며지고 부엉이 하품 소...
잘 지내시나요? 이의희 하늘에 구름이 눈처럼 많고 많은 날 그 겨울 영화, 러브레터의 인사처럼 안부를 묻습니다 지금 당신도 나처럼 하늘을 보고 계시겠지요 저 하늘의 구름처럼 언제든 사라질 또 어디에서 만나게 될 우리는 그런 사이 오늘은 마음껏 당신을 그리워하렵니다
시(詩)에게 최수영 너에게 마음의 빗장을 연 후로 쉬이 잠드는 날이 오지 않네 가슴 한 켠에 추를 달고 너에게로 쏠리는 눈길 네게로 가는 주체할 수 없는 걸음마다 얼마나 많은 자책을 매달았는지 너의 심장 소리 튼실한 품 안에서 난 아무것도 모르는 천치가 되어도 좋겠다 능선마다 복사꽃 일렁이는 아린 늑골 마디마디 이럴 줄 알았더라면 미리 알았더라면 네가 내미는 그 손을 동아줄 같은 운명의 끈을 잡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