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13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꽃씨 최길하 그날 밤 아무도 몰래 천리만리 눈 덮인 밤 송송송 뿌리고 간 꽃씨들의 속삭임 문 앞에 서성이다 간 아기노루 발자국. 내 먼 전전 생이 궁금한 불빛을 따라 한참을 굽어보고 간 적막을 다시 본다. 어느 먼 후생에 다시 오늘처럼 마주칠까.
문자 한통 유진이 서울행 열차표 예매에 마음 아파하는 아들의 문자 한 통 “엄마 늙지 마셔 경로석 끊다 보니 마음이 좀 그렇네” 속내를 비치는 아들의 문자 한 통에 울컥 여운이 길다 겉볼안이라지만 속까지 낳은 것 같아 눈시울이 뜨겁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리움미술관의 협업으로 탄생한 그림책 공간인 키즈랩(KIDS LAB)의 2024년 프로그램이 두 가지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개편하여 진행, 키즈랩을 시작하는 3월 프로그램으로 북·키·움: 아트북 클럽이 진행된다. 북·키·움(BookㆍKidsㆍMuseum): 아트북 클럽은 예술강사와 함께 대화하고 사유하며,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그림책의 예술적 읽기를 도모하는 프로그램으로 간단한 글쓰기와 미술 활동으로 구성, 3월, 5월, 10월 매주 토요일 하루 3회 진...
겨울, 커튼에 그리다 신승희 햇살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계절 오래전 엄마가 주신 광목천에 그림을 그려 겨울 커튼을 만든다 유년의 추억이 가득한 눈 쌓인 초가집 그려넣고 처마 끝 고드름도 그리자 반쯤 열린 싸리 대문과 댓돌도 그리고 울안 동백꽃에 내려앉은 눈꽃도 그려야지 하늘로 마실가신 아버지 발자국도 그리면 창문은 겨울 이야기로 꾸며지고 부엉이 하품 소...
잘 지내시나요? 이의희 하늘에 구름이 눈처럼 많고 많은 날 그 겨울 영화, 러브레터의 인사처럼 안부를 묻습니다 지금 당신도 나처럼 하늘을 보고 계시겠지요 저 하늘의 구름처럼 언제든 사라질 또 어디에서 만나게 될 우리는 그런 사이 오늘은 마음껏 당신을 그리워하렵니다
시(詩)에게 최수영 너에게 마음의 빗장을 연 후로 쉬이 잠드는 날이 오지 않네 가슴 한 켠에 추를 달고 너에게로 쏠리는 눈길 네게로 가는 주체할 수 없는 걸음마다 얼마나 많은 자책을 매달았는지 너의 심장 소리 튼실한 품 안에서 난 아무것도 모르는 천치가 되어도 좋겠다 능선마다 복사꽃 일렁이는 아린 늑골 마디마디 이럴 줄 알았더라면 미리 알았더라면 네가 내미는 그 손을 동아줄 같은 운명의 끈을 잡지 ...
그리해볼걸 장순혁 그냥 말해볼걸 동화처럼 그대를 처음 본 순간 그대에게 반해버렸다고 그대와 함께하는 미래를 상상하고, 또 상상하다 그대가 없는 미래는 지워버리고 말았다고 그대의 곁을 영원히 지키고 싶었다고 그냥 사랑할걸 영화처럼 그대와 입 맞춘 순간 그대와 난 우리가 됐다고 그대와 어깨를 맞추고는 사랑하고, 또 사랑하다 해보다 밝게 서...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이의희 꽃을 선물하려고 화원에 들렀어요 사계절 삼백육십오일 피고 지고 또 피는 제라늄을 만났어요 그대와 하나 된 구천사백팔십육일 날마다 피었다 졌던 말 가슴에 담긴 말 오늘은 꽃에 담아 전해 봅니다
얼핏 자유로워 보이지만 장순혁 앞을 가로막는 것들에 좌절하던 날들을 보내고 내 앞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부수고 박살 내거나 뛰어넘으며 난 살고 있어 끊기지 않으리라, 포기하지 않으리라고 여겼던 그 약속들의 무게들을 이제야 무시할 수 있게 되었어 나는 하늘을 활공하고 구름 사이를 뚫고 지나가며 구름과 하늘 사이에 있어 나의 하얀 날개는 지칠 줄 모르고 ...
너무나 큰 방 안애정 지금 이 방에 고요가 산다 하루에 한 번 혼자 켜졌다 꺼지는 텔레비전 원적외선온열치료기 공기압력맛사지기가 방을 지킨다 낡은 성경책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던 새벽 1시 이후 새집을 증명했던 흰 벽의 귀가 밤마다 통증을 호소한다 사라지는 온기 붙잡기 위해 보일러를 틀고 커튼을 열어 햇빛을 들이지만 절망한 희망은 침대 위 베개에 머리를 묻고 일어나지 않는다 ...